타지 생활에 외롭고 사업을 하다가 배신도 당하면서 남자 친구를 많이 의지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임신 10주에 처음 남자 친구에게 알렸을 때는 책임지겠다고 함께 낳자고 하였습니다.
남자 친구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서 안심했지요.
그러나 얼마 후에 본인의 아기가 아니라고 돌변을 하였습니다.
아기를 만약 출산하면 해외로 이민을 할 생각이라고 하면서 혼자서 아기를 키울 수 있겠냐고 시간을 줄 테니 해결하라고 하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친구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입덧으로 가만히 있어도 괴로운데 남자 친구와의 대화는 계속 힘으로 누르는 느낌에 힘들었습니다.
변호사를 사서 양육비 청구에 대응할 터이니 헛된 짓을 하지 말라고도 하였습니다.
어떤 때는 남자 친구의 이야기가 맞는다는 생각도 했지만, 초음파로 아기의 움직임을 보니 낙태하는 것이 무서워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남자 친구의 태도에 화가 많이 나기도 하고 해외로 이민을 할 테니 혼자 출산해서 책임지라고 한 말이 불안함으로 엄습을 해오면서
태어나서도 양육비도 못 받으면 어떻게 혼자 아기를 양육하며 부모님께는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할지 몰라 두려워하다가 인터넷을 통해 기관을 찾아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남자 친구가 협박한 양육비에 관해서 질문하였고 고정 수입이나 재산이 없는 경우라고 하여도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점을 확인하고 안심하였습니다. 가정법원의 양육비산정기준표에 따라 월급과 재산에서 양육비가 결정되며 아기가 나한테 있는 한 유리한 이유를 설명을 듣고 마음은 평안을 되찾았습니다.
남자 친구가 이민 가겠다고 협박했던 것과 모순되는 말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을 때 현재 상황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과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습니다.
자신이 없어질 때도 있었지만 마음이 약해질 때는 다시 상담 선생님과 통화하면서 이 길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임신 중기의 상황을 봐서 입소하기로 하였습니다.
남자 친구는 카톡을 차단하여서 더 연락을 할 수도 없었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는 아기를 지키는 것이 어려울 때 함께 해주는 기관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언니와 통화를 하다가 임신 사실을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에 엄마에게 알리겠다고 하며 밤새 속상하다고 울었습니다.
그러나 낙태 경험이 있는 저는 다시 아기를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기관에 전화해서 엄마가 알기 전에 입소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날 바로 기관에서 교통비를 지원해 주어 시설로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도망치듯 버스를 타고 시설에 도착했을 때는 어둠이 깔리고 낯설고 스산하였습니다.
이미 기다리고 있던 기관 선생님께서 허물없이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저녁을 먹지 않은 저를 위해 따뜻한 밥을 사주시며 반겨 주셨습니다.
그 때 먹었던 밥이 요즘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시설에 입소한 후에 언니와 엄마에게 연락하여 안전하게 잘 있으며 저의 뜻을 간곡히 전하였습니다.
가족을 생각하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지만 나와 아기를 생각하며 시설에서 하루하루를 잘 지냈습니다.
엄마와 동생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길밖에 없어서 가는 길이며 결국은 지원자로 나서줄 것이라는 기관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진통이 왔고 4시간 만에 아기를 출산하였습니다.
아기는 너무나 예뻤습니다. 제가 아기를 이렇게 예뻐할 줄 몰랐습니다.
한 시도 안보고는 견딜 수 없고 나의 희생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엄마가 되었습니다.
엄마에게는 아기 사진을 보냈지만 아직은 아무 반응도 없습니다.
대신 기관 선생님께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며 함께 예쁜 아기 모습을 나눕니다.
예쁘고 소중한 아기를 눈 앞에서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나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했고 아기를 포기하지 않아야겠다고 결정한 후였는데도
주변 가까운 사람들의 ‘왜 네 인생 포기하려고 하냐’는 비난의 말과
아기 아빠의 아기를 원치 않는 태도, 가족들의 저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에
가족을 배신하는 것 같아 나의 선택이 잘못된 건가 많이 고민했었어요.
그러나 보고 나면 또 보고 싶은 내 아기를 안고 있는 지금은
'그때 만약 다른 결정을 했었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아기를 지켜 만나게 된 것이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